당뇨 갑자기 생기고 증상 악화, 췌장암 신호

이민영 기자 2024.12.02 09:41

희망 불씨 커지는 췌장암

췌장암은 위 뒤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치명적인 암의 하나다. 일반 복부 초음파나 내시경 검사로는 발견이 어려워 대다수 환자가 3~4기에서야 진단받는다. 완치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최근 조기 발견 사례가 늘고 있는 건 희망이다. 수술법과 항암 치료가 발전하며 생존 불씨도 커지고 있다.

  

췌장은 크기 약 15cm의 가늘고 긴 장기다. 소화 효소와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췌장암 환자의 약 85%는 췌액을 만드는 외분비샘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췌장이 80% 이상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증상으로는 명치 통증과 체중 감소가 가장 흔하다. 하지만 통증이 나타날 무렵에는 이미 암이 췌장을 넘어 주변 조직으로 침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환자는 허리통증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다 CT 촬영 후 암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이태윤 교수는 “기존에 없던 당뇨병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당뇨가 악화한 경우 췌장암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력 있으면 발병률 18배

췌장암 원인은 유전과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케이라스(K-Ras) 유전자 변형이 췌장암의 70~90%에서 발견된다.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률이 일반인의 18배라는 연구도 있다.

흡연은 췌장암 위험을 2~3배 높인다. 만성 췌장염은 발병 위험을 15배까지 올린다. 기름지고 육류 중심의 식단은 췌장암 발병 가능성을 두 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 고지방 식단, 음주 등은 ‘피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췌장암을 완치하는 치료는 수술이 유일하다. 다만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의 약 10%에 불과하다. 대부분 병기 3~4기에 발견된다.

췌장암은 위치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암이 췌장 머리 부분에 생기면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해 췌장 머리와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함께 제거한다. 몸통과 꼬리 부분에 발생하면 비장을 포함한 췌장미부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이 어려우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 생존율을 높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국소 진행형 환자들도 항암 치료 후 수술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태윤 교수는 “최근 다양한 검사 기술과 로봇 수술 등의 발전으로 췌장암은 더는 '걸리면 죽는 병'이 아니다.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흡연과 같은 환경적 요인을 피하며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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