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양·건강·뷰티 기업 디에스엠퍼메니쉬, 합병 후 시너지 효과 극대화”

하지수 기자 2024.12.05 09:18

[인터뷰]프랑수아 셔플러 디에스엠퍼메니쉬 휴먼뉴트리션케어 글로벌 마케팅 총괄

적극적·자발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디깅족(Health Digging)이 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각 기업은 다양한 영양소를, 소비자 특성에 맞게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그 선두에 있는 기업이 디에스엠퍼메니쉬(dsm-firmenich)다. 지난해 세계 최대 비타민 원료 제조 기업 디에스엠(DSM)과 글로벌 향료 기업 퍼메니쉬(Firmenich)가 합병돼 탄생한 글로벌 영양·건강·뷰티 기업이다. 두 기업은 소비자가 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로 손을 맞잡았다. 프랑수아 셔플러 디에스엠퍼메니쉬 휴먼뉴트리션케어 글로벌 마케팅 총괄에게 합병 후 변화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지난해 5월 두 기업 합병으로 화제가 됐다.  
“둘 다 1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회사이고 업계 리더다. 디에스엠은 세계 최초로 비타민C 원료를 개발해 세계 최대 규모의 비타민 제조업체로 성장한 글로벌 원료 회사다. 퍼메니쉬는 향료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식품 제조업체와 다수의 명품 브랜드에 향료를 공급해왔다.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과학적 전문성과 시장 인사이트를 보유한 두 기업의 합병으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합병 후 지난 1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일단 여러 사업부 간 협업을 통해 맛을 개선하고 당 함량을 줄인 환자식, 풍미를 개선한 성인식, 비타민과 오메가3를 강화한 제품 등 다양한 유형의 제품을 개발하거나 내놓았다. 특히 비타민B군·미네랄·단백질처럼 친숙한 영양 성분을 이전처럼 알약 형태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했다.

캔디 안에 액상 젤을 넣은 게 대표적이다. 안에는 지용성 비타민을, 겉에는 수용성 비타민과 미네랄을 담았다. 영양도 뛰어나지만 깨물었을 때 '톡' 터지는 식감과 상큼한 맛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뛰어난 디에스엠의 원료에 맛을 구현해내는 퍼메니쉬의 기술력 즉, 두 기업의 강점이 적용된 좋은 사례다.”

-제품 외에 또 다른 변화는 뭔가.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그 사례로 사내 인공지능(AI) 시스템 '클린트'와 통합 인트라넷 '도츠'를 꼽을 수 있다. 클린트는 다양한 업무와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팀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부 AI 서비스다. 도츠는 전 세계 직원을 연결해 조직 내 협업과 지식 공유를 촉진하는 인트라넷 역할을 한다. 

디에스엠퍼메니쉬 웹사이트를 열기도 했다. 사이트는 소비자와 고객사 등에게 디에스엠퍼메니쉬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을 비롯한 비영어권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번역 서비스도 적용했다.”

프랑수아 셔플러 디에스엠퍼메니쉬 글로벌 마케팅&비즈니스 개발 총괄이 디에스엠퍼메니쉬 합병 후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고 들었다.

“합병 이전에도 디에스엠과 퍼메니쉬 모두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고 나서도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검증받은 게 그러한 예다. 온실가스는 측정 대상과 범위에 따라 스코프 1~3으로 분류된다. 우리 회사는 2030년까지 스코프 1·2(직간접배출량)를 42% 감축하고 스코프 3(총외부배출량)의 경우 25%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환경보존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일례로 최근 아시아 기업 우수상(ACES)에서 '가장 책임감 있는 기업상'을 수상했다. ACES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기업, 개인의 리더십과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하는 행사다.”

-현재 세계 각지의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아시아 지역만의 특징이 있나.
“아시아는 다른 지역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이로 인해 '건강 수명'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고 관련 지식도 많다. 한국은 그중에서도 특히 건강에 신경을 쓰는 나라다. 가구당 한 해 평균 영양제 구매 비용만 따져도 200~250달러(한화 약 28만~35만원)에 달할 정도다.”

-제품 선택도 까다롭다고 들었다.
“한국 소비자는 영양뿐 아니라 맛, 영양제의 질감, 섭취의 편리성을 까다롭게 살핀다. 독일인의 경우 코팅이 돼 있지 않고 별다른 맛이 나지 않아도 건강에 좋다고 판단하면 먹는다. 한국인은 다르다. 본인이 생각했던 맛이 아니라면 섭취를 주저한다. 또 인플루언서를 통해 정보를 많이 습득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는 이러한 특징을 분석해 고객사가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조언을 해준다.”

-디에스엠퍼메니쉬의 향후 계획은 뭔가.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소비자의 미래와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합병 이후 두 기업에서 2000명 이상의 과학자와 연구원의 끊임없는 실험과 노고로 1만6000개를 웃도는 특허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내놓았다. 합병 이후에는 20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생명공학, 미생물학, 인지 신경과학 같은 핵심 연구 분야에서 15개 연구 허브를 통해 더욱 혁신적인 성과를 낼 계획이다. 우리의 발걸음이 모든 사람의 건강 증진에 도움되길 바란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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