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의 뇌 인지 기능이 저하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거나 일을 수행하기 어려워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이 저하된 경우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성 치매(이하 알츠하이머병)는 치매 환자 70% 이상이 앓고 있다.
질병 진행 늦추는 치료제도 빨리 써야 효과적
문제는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으로 악화하므로 초기 증상이 경미해 발견하기 어렵고 증상이 육안으로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되면 뇌 손상 진행을 되돌리거나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치매가 더욱 나빠지기 전에 조기 진단 및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실제로 질병 진행을 지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알츠하이머병 원인 조절 치료제(DMT)도 질환 초기에 정확한 진단 후 사용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는 경우 보호자와 환자의 문진을 통해 인지 및 행동수행 능력 등을 평가하고 뇌 영상 진단(MRI, PET CT 등)을 통해 뇌혈관 질환 여부와 뇌 위축 상태를 확인한다. 다만 기존 진단법인 PET C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검사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구성된 약물(FDG-F18)을 체내에 주입한 후 방사선 발생량을 측정하는 검사법으로 반복된 다량의 방사선 노출이 있을 경우 발암 위험성이 있고 비용과 진단 시간이 부담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기에 폐쇄 공포증이 있을 경우에도 제한점이 있다.
뇌척수액 농도 변화 관찰로 질병 발견 가능
최근에는 방사선 노출 없이 단 한 번의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모두 검출할 수 있어 진단 소요 시간 및 비용이 합리적인 ‘알츠하이머질환 표지자 검사 2종(CSF 검사)’이 각광받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뇌조직에 축적된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농도가 뇌척수액에서 변화한다는 점을 반영, 이 특징적인 농도 변화를 관찰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한다.
경도 인지 증상을 가지며 아밀로이드 PET CT검사와 알츠하이머질환 표지자 검사 2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는 환자 277명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질환 표지자 검사 2종을 진행한 결과, 기존 아밀로이드 PET CT 검사 결과와의 높은 양성 일치율(PPA, 90.9%) 및 음성 일치율(NPA, 89.2%)을 보였다. 이는 알츠하이머질환 표지자 검사 2종이 기존 PET CT 검사를 대체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안선현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치매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안기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우선시돼야 한다”며 “주변에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는 분이 있다면 방사선 노출을 피하여 검사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질환 표지자 검사 2종(CSF 검사)’를 받아보길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