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맥주 당기는 요즘, 음주 상식 오해와 진실

김선영 기자 2024.07.31 08:38

빈속에 마시지 말고 음주 후 땀 빼면 역효과

연중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다는 여름이다. 술은 각종 암과 치매, 고혈압, 당뇨, 췌장염 발병과 관련 있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기호 음료다. 건강을 놓치지 않으면서 음주 생활을 즐기는 게 가능할까.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원석 교수의 도움말로 음주와 건강에 대한 상식을 짚어 봤다.


-술 마시고 안주 먹어야 덜 취한다?
보통 술자리는 저녁 시간에 이뤄지므로 식사와 함께 혹은 식사를 거르고 술을 마시게 된다. 배가 고플 때 술을 마시면 간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여서 알코올 분해 속도가 늦어지고 급하게 마시게 되면서 빨리 취한다. 많은 양의 알코올이 소화기관과 뇌, 신경세포에 동시다발적으로 흡수돼 장기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먹고 안주를 먹어야 덜 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반면 안주를 먹은 후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느려지고 양 또한 자연스럽게 적어지면서 술에 덜 취할 수 있다. 술을 마신다면 빈속에 먹지 말고 안주와 함께 먹자.

-술은 마실수록 주량이 는다?
술 한 잔만 마셔도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취하던 사람이 술을 마실수록 덜 취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이럴 때 ‘주량이 세졌다’고 한다. 하지만 음주가 습관이 되면 뇌가 알코올에 적응된 것일 뿐 간의 해독 기능이 강해진 것은 아니다.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체내에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면서 건강을 해치는 것이지 주량이 늘어나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해장술은 숙취 해소에 도움된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간의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독성을 가진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로 바뀐다. 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바로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다.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술을 마신다면 알코올이 소화기관의 감각을 떨어뜨려 잠시 숙취를 잊을 순 있지만, 결국 체내에 더 많은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쌓이면서 더 심한 숙취로 이어진다.

-음주 후 찜질방에서 땀 빼면 해독에 좋다?
술 마신 다음 날 땀을 빼면 알코올이 함께 빠지는 것 같은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음주 후 찜질방·온탕에 들어가 체온을 급격하게 올리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에 과도한 혈류가 몰린다. 특히 땀 배출로 탈수 상태가 되면 체내의 알코올 분해를 더디게 하고 호흡곤란과 뇌의 저산소증을 불러올 수 있다.

-음주와 흡연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흡연은 폐암, 간암, 식도암, 후두암, 구강암 등 수많은 암의 위험 인자다. 담배에 있는 니코틴은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담배까지 피우면 술이 더 빨리 취하게 되고 또 쉽게 녹초가 된다. 니코틴 외에도 담배에 포함된 각종 유해 물질과 발암 물질이 알코올에 용해돼 저항력이나 암 발생 억제력이 감소한 몸을 공격한다. 결국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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