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떨어진 당신, 뇌 활동력 늘리는 생활습관부터 실천하세요

권선미 기자 2023.11.30 08:29

뇌 기능 활성화 돕는 솔루션 6가지

소통 전문가로 불리는 김창옥씨가 최근 알츠하이머 의심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생각하지도 못한 위기가 내 인생을 뒤흔들 때’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주소,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기억력 감퇴 증상으로 검사를 받았고 알츠하이머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뇌의 퇴행성 변화로 점차 스스로 판단·행동하기 어려워 독립적인 생활이 힘들어진다. 현재 의학 수준에선 이렇게 손상된 뇌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진 못한다. 평소 생활습관을 바꿔 뇌 인지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막는 노력이 필요하다. 뇌 건강을 지키는 법을 소개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Solution 1. 뇌 활성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하기

누구나 다 아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운동은 가장 강력한 뇌 건강 유지 비결이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중추 신경계의 염증을 줄이고 뇌세포의 산화 손상을 감소시킨다. 특히 자전거 타기, 빨리 걷기,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은 새로운 뇌 신경세포 생성을 돕는다. 신경세포끼리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도와 뇌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다.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숨이 다소 차지만 대화할 수 있을 정도가 적당하다. 이렇게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해야 뇌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산소 공급량이 늘어 뇌 활성이 강화된다. 여러 임상 연구를 살펴보면 일주일에 5회,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하면 치매 등 뇌 질환 발생 위험이 40% 줄어든다. 하루 10분씩 걷던 사람에게 운동 강도를 높여 40분 동안 걷도록 했더니 1년 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피가 2% 늘었다는 연구도 있다. 평소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Solution 2. 손 쓰는 활동 늘리기


손은 제2의 뇌다. 손에는 뇌로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망이 몸통·다리보다 촘촘하게 분포한다. 손은 뇌와 긴밀하게 교감하는 핵심 연결고리다.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활동은 똑똑한 뇌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손편지(일기) 쓰기, 뜨개질, 피아노 연주, 종이접기, 화초 가꾸기 등 손을 활발하게 움직이면 뇌도 바쁘게 활동한다. 손가락 끝으로 느끼는 다양한 촉감과 민첩한 손의 움직임이 감각·운동·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동시다발적으로 자극한다. 뜨개질·퀼트 등 손 쓰는 활동을 취미로 가진 고령층은 그렇지 않은 고령층에 비해 인지·기억력 손상이 30~50% 덜했다는 연구도 있다. 작은 단추를 채우기 힘들고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흘려 쓰는 등 정확한 손 활동이 힘들어지면 뇌 손상을 의심한다.

Solution 3. 새로운 관심 분야 공부하기

뇌는 능동적으로 쓸수록 활성도가 좋아진다. 의학적으로 뇌 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소아·청소년기 때는 학업으로 끊임없이 생각하며 뇌를 쓰지만 나이가 들면 주로 익숙한 일을 수행하면서 덜 생각한다. 잠든 뇌를 깨우는 가장 새로운 활동은 능동적으로 뇌를 쓰는 공부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 5일, 하루 90분씩 3개월 동안 수학 문제를 풀고 규칙적인 격자무늬의 다음 궤적을 그리게 하는 등 뇌가 생각하도록 유도했더니 뇌 활성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보고가 있다. 뇌세포 연결망이 튼튼해지면서 뇌 인지기능 저하를 최소화한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공부를 시작하자. 단 억지로 하는 공부는 뇌 건강에 도움되지 않는다. 

이미 뇌 인지기능이 약해진 상태라면 세수하기, 옷 갈아 입기, 출입문 비밀번호 외우기 등 일상 생활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뇌는 특정 부위를 반복해서 자극하면 그 일을 담당하는 뇌세포끼리의 연결이 강화된다. 일부 세포가 손상됐어도 주위에서 대체 가능한 예비군 세포를 동원해 업무를 수행하면서 뇌 기능 저하를 최소화한다. 대한치매학회에서도 추가적인 뇌 손상을 억제하기 위해 일상 수행 능력을 유지할 것을 강조한다. 

Solution 4. 해산물 섭취량 늘리고 금주하기 

평소 무엇을 먹느냐도 뇌 건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일단 뇌를 공격하는 음주는 삼간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뇌 속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이 망가진다. 술을 마신 이후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자주 경험하면 뇌 손상으로 뇌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크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영양소 비율을 5:2:3으로 맞춘 지중해식 식단도 실천한다. 밥을 지을 땐 현미·귀리 등 잡곡을 섞고 채소 반찬인 겉절이나 나물을 챙겨 먹는다. 참기름·들기름으로 무친 나물엔 불포화지방산이 가득하다. 단백질의 경우 고등어·꽁치 등 해산물 위주로 주 2회 채우고 소·돼지 등 붉은 고기는 월 2~3회 정도만 먹는다. 

Solution 5. 뇌에 활기 채워주는 숙면 취하기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는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뇌 밖으로 빠져나간다. 매일 잠을 자야 뇌를 청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이기 시작하는 중년층부턴 하루 6~8시간 숙면을 취해야 한다. 불면증·코골이·야근으로 밤잠을 설치는 상황이 반복되면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해 치매를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 쓰나미처럼 뇌 전체로 퍼진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이 치매 증상이 없는 60세 이상 노인 119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을 조사했더니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의 뇌 속엔 치매 물질이 쌓이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

Solution 6. 구강 건강 점검하기

치아를 지켜야 뇌도 지킬 수 있다. 입안을 점령한 입속 세균은 구강 건강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위협적이다. 치주염 같은 만성 염증은 뇌의 신경 퇴행 진행을 가속한다. 충치·잇몸병을 유발하는 진지발리스균과 같은 입속 세균이 뇌로 침투해 크기가 위축되고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인다. 외상·충치 등으로 빠진 치아를 방치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치아 상실로 음식을 씹는 자극이 줄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임플란트 등으로 빠진 치아를 수복하는 것이 인지기능 유지·회복에 좋다.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치아 개수는 18~2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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