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중입자 치료 시작…1호 환자는 60대 전립샘암 2기

김선영 기자 2023.04.28 11:04

최진섭 연세암병원장 “중입자 치료 대상 암종 확대하겠다”

연세대 의료원(이하 연세의료원)이 28일 60대 전립샘암 2기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해당 환자는 전립샘 피막 안에만 1.2㎝ 크기의 종양이 존재하고 림프절과 주변 장기에 전이가 없는 상태다. 28일 첫 조사 이후 3주간 12회에 거쳐 치료를 진행한다.

연세의료원 의료진이 X선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중입자 조사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연세의료원]

처음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는 “치료를 시작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끝났다고 해 놀랐고 통증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며 “피해야 할 음식이 없다고 해서 병원을 나가면 편하게 식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자는 2020년 건강검진에서 전립샘 특이항원(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수치가 정상(4ng/mL 이하)보다 높았다. 2022년 12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전립샘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고려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연세의료원이 중입자 치료를 도입한단 소식을 접했다.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고 후유증이 적다는 장점에 중입자 치료를 결심했다.

중입자 치료를 일찍부터 도입한 일본에선 중입자 치료를 받은 사람의 25~30%가 전립샘암 환자다. 일본에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두 번째 중입자 치료 암종이다. 국소 전립샘암의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는 생화학적 무재발률이다.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고위험군의 경우 중입자 치료의 5년 생화학적 무재발률이 90% 이상으로 보고된다. 전립샘암 치료로 발생할 수 있는 혈변·빈뇨·절박뇨·혈뇨 등 소화기계·비뇨기계 부작용 발생률도 낮다고 알려진다.

의료진이 조정실에서 X선 검사를 통해 중입자 조사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조정실은 치료 과정 전반을 관장하는 곳이다. [사진 연세의료원]

중입자 치료 과정은 치료 전 자세 교정과 실제 조사 등을 포함해 30분이 채 안 된다. 평소 즐기던 운동·여행 등 일상생활을 그대로 누릴 수 있어 환자 편의성도 높은 편이다. 전립샘 뒤쪽이 항문과 가까우므로 한 달 정도 탕 목욕은 피해야 한다.

다만 전립샘암 4기나 전이가 있는 경우엔 중입자 치료가 어렵다. 또 수술로 전립샘을 절제한 경우, 이전에 전립샘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도 적용하기 힘들다. 
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은 “이번에 시작한 고정형 치료기에 이어 회전형 치료기를 가동하며 중입자 치료 대상 암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중입자 치료를 갖춘 연세암병원은 수술, 항암제 등 다양한 치료 옵션으로 암 정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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