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소식좌 도전? 잘못된 방법 따랐다간 역효과

김선영 기자 2022.12.08 07:43

적게 먹기 효과 통하려면

한동안 과식·폭식·대식 위주의 콘텐트가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 대세는 소식이다. 소식에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뜻하는 좌의 합성어인 ‘소식좌’란 신조어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널리 퍼졌다. ‘소식좌 따라 하기’ ‘소식 다이어트’ ‘소식 챌린지’ 등으로 번지며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매우 적은 양의 음식을 천천히 음미해 먹는 소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유진 교수는 “소식은 수명 연장과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다만 잘못된 방법의 소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올바른 식습관을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소식은 말 그대로 적게 먹는다는 뜻이다. 의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용어는 칼로리 제한(Calorie restriction)이라고 볼 수 있다. 영양실조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음식이나 음료의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루 총 칼로리 섭취를 15~30% 줄이는 것으로 소식을 정의하기도 한다.

소식의 건강 효과는 일찍이 규명됐다. 100세 이상 생존한 사람을 분석한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식과 수명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 김 교수는 “소식을 했을 때 신체의 변화를 실험한 연구를 보면 인슐린 감수성 증가, 식전 혈당 감소, 염증 감소, 장내 미생물 다양성 증가 등이 나타났다”며 “이런 변화가 심혈관 위험도를 줄여 수명을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설명했다.
 
근육량 감소하지 않게 단백질 충분히 섭취

이모(34·여)씨는 최근 유튜브 예능 채널에서 소식좌 연예인들이 인기를 끌면서 소식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안 그래도 2년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체중이 부쩍 늘어 고민하던 차다. 마른 몸매의 소식좌 연예인들이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을 조금씩 천천히 먹는 것을 보고 따라 하기 시작했다. 우선 음식 섭취량부터 확 줄였다. 하루에 1~2끼만 먹었다. 끼니를 챙길 때도 평소 섭취량의 절반도 안 되게 먹었다. 그러나 이런 식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3주일쯤 실천하다 그만뒀다. 중간중간 식욕을 참지 못해 디저트류를 과식하게 되고 밤늦게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 먹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다.


이렇게 소식을 무작정 따라 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다. 소식을 잘못 실천하면 도리어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소식을 오래 하면 신체 대사가 느려져 섭취한 칼로리 소모가 23% 정도 적어진다”며 “이는 근육량의 저하와 관련 있는데, 소식을 중단한 사람의 80%에선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식해야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거르는 것과 소식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먹는 양을 줄이더라도 필수 칼로리를 섭취하고 영양 균형을 무너뜨려선 안 된다. 첫째, 음식을 너무 배고프지도, 배부르지도 않게 적당히 먹는다. 먹을 땐 고당·고지방 식품을 피해 칼로리를 과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고루 먹되 건강하게 먹는 습관을 기른다. 통곡물·콩류처럼 복합 탄수화물이나 식물성 지방 혹은 불포화지방산,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들어 있는 완전 단백질 식품 등이 대표적이다.

둘째, 아침 식사를 저녁 식사보다 충분히 먹는다. 김 교수는 “아침 식사를 저녁 식사보다 더 많이 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낮에 배고픔을 덜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설명했다. 아침 식사를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먹으면 근육과 에너지를 만드는 데 용이하다. 포도당 수치를 하루 동안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된다. 집중력이 유지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다 포만감이 오래 가는 편이다. 셋째, 잠을 충분히 잔다. 충분한 수면은 지방 소실과 허기짐 조절에 도움된다. 특히 수면이 부족하면 소화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배고픔을 더 느낀다. 배고픔을 유발하는 그렐린 호르몬은 수면 시간이 짧은 기간 동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식습관이 어떤지 점검하고 교정한다. 저녁때 과식하거나 간식을 자주 먹는 습관이 있다면 소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저녁때 적게 먹고 간식의 종류를 바꾸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소식으로 인한 근육량 저하는 저단백질 식이를 했을 때 발생하고 이를 막으려면 기초 대사율보다 적게 칼로리를 섭취해선 안 된다”며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스쿼트·덤벨과 같은 저항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소식을 다이어트 목적으로만 이해하는 건 위험한 생각이다. 소식은 건강하게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한다. 비만·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이 실천하면 도움되는 식습관이다. 반면에 섭식장애가 있거나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 1형 당뇨병 환자는 소식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소식하려고 할 땐 의사와 상의한 후 적절한 방식을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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