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영양 불균형이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영양 불균형 상태다(국민건강영양조사, 2020). 매 끼니 배부르게 먹고 종합비타민까지 챙겨도 실질적인 영양 상태는 불량하다는 의미다. 영양 불균형은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나쁜 식습관으로 인한 영양소 불균형이 암·고혈압·당뇨병과 같은 질병 부담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업계를 중심으로 영양소 흡수율을 높이는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환경)에 주목한다. 부족한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보충하는 영양제는 체내 흡수되지 않으면 그대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영양제는 개개인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상태에 따라 흡수율이 달라진다. 균형잡힌 장내 미생물 환경을 만들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 등 유산균 섭취가 중요해진 배경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인 쎌바이오텍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에 따르면, 대부분 소장에서 흡수하는 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소는 소장의 상태에 따라 영양소 흡수율에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비타민B·C와 같은 수용성 비타민은 산성도가 높은 장내 환경에서 용해·흡수가 잘 된다. 만약 소장의 산도가 pH7로 중성이라면 비타민B·C가 산화돼 흡수력이 떨어진다.
체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상화하는 유산균은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유산균이 장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젖산(유산)을 분비하는데 이로 인해 장내 환경이 산성 상태로 바뀐다. 비타민을 먹을 때 유산균을 같이 먹으면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일종의 유산균 시너지다. 게다가 비타민·미네랄 등 각종 영양제의 용해도도 높아진다. 장내 상피세포 역시 활성화해 비타민D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도 증가한다.

이를 확인한 연구도 있다. 동물실험에서 유산균· 비타민을 혼합 투여한 그룹은 비타민A를 제외한 여러 영양소를 단독 투여 그룹보다 흡수가 촉진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혈액 속 독성물질인 호모시스테인 농도를 낮추는 비타민B6의 흡수율은 대조군 대비 무려 174% 증가했다. 또 단독 투여했을 땐 흡수되지 않았던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늘었다. 철분 흡수율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실험을 주도한 쎌바이오텍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특허로 등록하기도 했다. 유산균·비타민을 병용 섭취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김동진 쎌바이오텍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소 박사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비타민과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분을 더욱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비옥한 토양과 같다”며 “국민 건강증진에 시너지를 주는 유산균의 역할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관련 연구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