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의 기능이 비정상적인 대사질환으로, 혈중 포도당(혈당) 농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혈당의 농도로 당뇨병의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정상 혈당'은 ▶8시간 이상 공복 후 혈장포도당(혈당)이 100㎎/dL 미만 ▶75g의 경구 포도당 부하 2시간 후 혈당이 140㎎/dL 미만일 때입니다. '당뇨병'은 ▶당화혈색소가 6.5% 이상 ▶8시간 이상 공복 후 혈당이 126㎎/dL 이상 ▶75g의 경구 포도당 부하 2시간 후 혈당이 200㎎/dL 이상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뇨, 다음,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이 있으면서 무작위 혈당이 200㎎/dL 이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정상과 당뇨병의 중간 지대가 '당뇨병 전 단계'입니다. ▶공복혈당장애(공복혈당이 100~125㎎/dL) ▶내당능장애(75g의 경구 포도당 부하 2시간 후 혈당이 140~199㎎/dL) ▶당화혈색소가 5.7~6.4% 중 하나라도 만족하면 당뇨병 전 단계로 분류합니다.
그렇다면 당뇨병 전 단계에서 당뇨병약을 먹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정답은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대규모 스터디에 따르면 당뇨병 전 단계의 사람 가운데 당뇨병약을 복용한 그룹은 식이·운동 요법을 도전한 그룹보다 당뇨병 예방 효과가 약했습니다. 상당수는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정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인 셈입니다.
체질량지수 23 넘으면 약 복용도 고려할 수 있어
생활습관 교정의 두 번째 수칙은 '운동요법'입니다. 주 3일 이상,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로 유산소운동을 하되 연속해서 2일 이상 쉬지 않아야 합니다. 유산소운동 시 저항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저항운동은 아령·고무밴드를 활용하거나 자신의 체중을 이용한 스쿼트, 웨이트머신 등이 있습니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인 경우 추가로 체중의 5~10%를 감량한 후 유지해야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체질량지수가 23㎏/㎡ 이상인 당뇨병 전 단계의 성인(30~70세)의 경우 의사와 상의 하에 제한적으로 '메트포민(metformin)' 복용을 고려할 수는 있습니다. 메트포민은 식이·운동 요법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긴 하지만 부작용으로 저혈당을 잘 일으키지 않아 당뇨병 전 단계의 환자에게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트포민뿐만 아니라 당뇨병 치료제인 'TZD',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전 단계에서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조절로 예방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당뇨병에 진단되면 앞서 언급한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약물치료 시엔 메트포민을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합니다. 만약 메트포민의 금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의해 다른 계열의 약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사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하며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기저 인슐린'을 병용하거나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합니다. 죽상경화 심혈관 질환을 동반했다면 심혈관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 혹은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심혈관과 신장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가 권장됩니다.
당뇨병 위험도 체크해보세요
※ 총점이 5점 이상이면 당뇨병이 있을 위험이 높으므로 혈당검사(공복혈당 또는 식후혈당)가 권고됩니다.
8~9점은 5~7점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2배, 10점 이상일 경우 3배 이상 높습니다. [출처: 2021 당뇨병 진료지침]
도움말: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