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쫴서 만들어낸 산화질소, 혈당·콜레스테롤 낮췄다

정심교 기자 2021.10.08 17:15

큐어랩, 특허물질 '톨레스'로 진행한 임상서 효과 첫 입증

'생명의 분자'라고 불리는 산화질소를 빛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8일 헬스케어전문 벤처기업 큐어랩(대표 최용학)은 빛으로 체내 산화질소를 발생시키는 특허물질 ‘톨레스(TOLOESE)’의 체내 산화질소 발생 효과를 임상에서 입증했다고 8일 밝혔다.  

톨레스를 자체 개발한 이 업체는 지난 3~9월 부산가톨릭대 임상병리학과에 의뢰해 성인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톨레스 빛 조사에 의한 체내 산화질소 생성 여부 및 임상 효능 확인 실험'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톨레스가 방출되는 침대·액세서리 등을 사용했더니 체내에서 산화질소가 발생했다. 이는 사용 전보다 후에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결과로 뒷받침했다.  

2015년 9월 설립된 큐어랩은 의료기기 제조 벤처기업인 관계사 쎄이엠이 개발한 ‘통증 및 자율신경 질환’ 검진기(SNCT: Sweat Computerized Nerve Tester)로 대학병원에서 검진한 환자 그룹의 생리통·신경통·요통과 혈액순환을 개선한 사례가 보고되자, 그 즉시 빛 치료와 관련한 SCI급 논문을 검색했다. 그중 타이베이 의대에서 유방암 세포에 빛을 쪼여 세포 내 산화질소를 만들어내고 치료에 성공한 논문을 발견했고, 이에 착안해 4년간의 연구 끝에 2018년 톨레스 개발에 성공했다.    

톨레스 빛을 쪼였을 때 체내 산화질소가 만들어지는지 여부와 체내 발한 기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려주는 임상 보고서의 일부 발췌본. [사진 큐어랩]    

타이베이 의대 연구서 착안, 3년 전 개발

산화질소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물질이다. 산화질소는 순환계·면역계·신경계 등의 기능을 촉진하고 간·신장·위·뇌 등 신체 모든 기관의 신호 전달을 활성화한다. 각 기관의 기능을 끌어올리고 숙면을 돕는 산화질소의 기능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산화질소는 몸의 면역계가 감염성 세균·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도움을 주며, 심지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40세 이후에는 체내 산화질소가 반감되는 추세로 돌아선다고 한다. 이에 1998년 산화질소 생성 메커니즘과 그 효능을 발견한 루이스J.이그나루 박사 등 3명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산화질소는 그간 햇빛 아래에서 운동하거나 고기, 두부, 녹황색 채소, 수박 등의 음식을 먹을 때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큐어랩에서 5가지 광물 등을 조합해 만든 톨레스는 5~2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의 파장을 방사하면 체내 산화질소 생성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오랜 기간 자체 연구소에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올해 외부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최근 미국 의료기 업체 에미트바이오(EmitBio)는 "LED 빛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제거했다"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이 업체는 'LED 빛이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해 복제를 막고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을 촉진했다'는 기전을 설명하며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큐어랩 최용학 대표는 "이번 연구 결과는 원적외선 특정 파장(빛) 조사로 인한 체내 산화질소 발생을 세계 최초로 임상에서 입증한 것"이라며 "기존에는 운동이나 특정 음식을 섭취해야만 인체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진 산화질소를 체외 파장으로 체내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또 최 대표는 "산화질소 생성으로 인해 혈당·콜레스테롤·중성지방 수치가 줄어든 것도 확인해 이를 활용한 치료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빛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 향후 SCI급 논문을 발표하고 '빛 치료'라는 새 영역을 개척하는 등 세균·바이러스로부터 인체의 자체 면역력이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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