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은 칼슘과 관련 없고, 증상 없으면 담낭 절제 안 해도 돼

김범수 교수 2021.05.06 15:15

[명의의 건강토크]경희대학교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

김범수 교수가 짚어주는 담석증의 오해와 진실

담석증은 국내에서 약 10% 정도 이환이 되어있다. 최근 사회 경제적 수준이 향상되고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전체 담석 환자의 비율도 증가했다. 또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복부초음파 등 첨단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건강 검진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담석증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담석증 치료와 관련해 흔히 담석만 제거하는 방법이 있는지, 담낭을 떼야 하는지, 담낭 수술 후에 소화는 잘되는지 등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한다. 담석이 있다고 다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담낭결석의 70% 정도는 무증상 담낭결석인데 이때는 예방적 목적으로 담낭절제술을 할 필요는 없다.
 

수술적 치료는 담낭절제술이다. 물론 전신마취가 매우 위험한 환자에게서 피부를 통해 관을 삽입해 담석만 제거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에는 거의 하지 않는 시술로, 결국 담석이 재발하므로 근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는 없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되어 있다가 식사 시에 답즙을 십이지장으로 흘려보낸다. 담낭을 제거하면 일부 환자에서 가벼운 복통과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 속 쓰림, 소화불량, 헛배 부름 잦은 트림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부분 수술 후 2~3개월이면 호전된다.
 

신장이나 요도·방광에서 생기는 결석과는 달리 담낭(쓸개)에서 생기는 결석은 물이나 맥주를 많이 마셔도 소변이나 대변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칼슘이 풍부한 멸치·시금치·우유·계란이나 칼슘이 포함된 약물을 먹는다고 담석이 잘 생기는 것도 아니다. 골다공증으로 칼슘 제제를 처방 받고 있어도 담석 발생과는 연관이 없으므로 안심해도 좋다.

일부에서는 담낭에 담석을 놔두면 암으로 변하니 무조건 수술(담낭 절제술)을 하라고 권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담낭을 절제한 후에 오히려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또 담낭 절제술 자체로도 수술과 연관된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 일부(10% 미만) 담낭 담석에서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전문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 결론적으로 무증상의 담낭 담석을 암이 걱정된다고 무조건 절제하는 것은 올바른 치료법이 아니다.

 

 
김범수 교수가 알려주는 담석증 예방을 위한 조언

담석증의 증상은 무증상에서부터 복통·황달·발열까지 다양하다. ‘급체했다’‘ 위경련이다’라는 식으로 복통을 표현한다. 무증상 담석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다시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자주 체하는데 위장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담석증을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했을 때, 소화가 안 되고 간헐적으로 2~3시간 동안 명치가 아프면 치료가 필요하다. 반복적으로 증상이 생길 경우 만성 담낭염이 생길 수 있고 급성담낭염의 경우 빨리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담낭염에 합병증이 동반돼 패혈증으로도 진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담석증 예방에 대한 적절한 방법은 없으나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적은 양의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담석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특히 폭음·폭식은 절대 피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 예를 들면 계란노른자, 새우, 오징어, 조개, 게, 내장, 순대, 생선 껍질, 쇠고기·돼지고기 기름, 닭 껍질, 치즈, 버터 같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극성이 많은 조미료나 술·커피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비만 예방과 근육 단련을 위해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무증상인 담석 보유자의 식생활은 정상인과 식단을 거의 같이해도 무방하고 지방을 약간 줄이는 것으로 충분하다. 무증상 담석 보유자에 있어서는 과식이나 지나친 지방식 또는 단백식을 피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음식 하나하나에 과잉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전체 식사의 칼로리를 조절하고 일반 건강 규칙대로 조금 부족한 듯이 식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식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자신이 담석 보유자라는 것을 잊고 사는 것이 무증상 담석 보유자에게는 정신 건강에도 유익하다.
 

김범수 교수가 소개하는 담낭 최신 치료법

담낭에 결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담낭 담석의 60~80%는 무증상이며, 담낭절제술은 보통 증상이 있는 담석인 경우 시행한다. 증상이 없는 담낭담석이라도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3㎝ 이상의 큰 담석, 도재(도자기 모양의) 담낭, 작은 돌이 많은 경우, 담낭벽이 두꺼워진 경우, 기능이 없어진 담낭, 용종이 동반된 경우, 췌담관합류 이상이 동반한 환자 등이다.
 

평소에 자주 체하며 소화불량이 있는 경우, 위내시경을 받은 후 담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복부 CT나 MRI가 필요할 수 있다. 담석이 없더라도 위경련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주기적으로 검진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및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담낭절제술의 표준술식으로 인정되고 있다. 보통 배꼽부위와 우상복부쪽에 3~4개의 투관침을 삽입해 수술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의 장점인 비침습적인 측면과 미용적인 욕구와 통증 감소를 충족하기 위해 투관침의 숫자·크기를 줄이는 추세다. 경희대병원에서는 복강경 수술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맞게 선택적으로 2㎜ 미세복강경 담낭절제술, 단일공 담낭절제술, 로봇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