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봇 실시간 협업해 인공관절 수술 ‘오차 제로’ 합작

김선영 기자 2021.04.12 09:12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희망

 인공관절 수술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의 희망이다. 손상된 관절과 연골을 대신할 인공 구조물을 삽입함으로써 정상적인 보행을 가능하게 하고 변형된 다리를 교정한다. 최근 이 수술에 로봇이 도입돼 정확도와 안전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스트라이커의 마코스마트로보틱스(마코 로봇)는 의료진이 세밀하고 안전하게 수술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송문복(정형외과) 의료원장, 이경훈(정형외과) 과장, 안치훈(정형외과) 과장(사진)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이들에게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법의 특징을 들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많은 환자가 요구하는 정확한 수술과 빠른 회복을 충족하는 최신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무릎관절 분야는 수술 난도가 높아 정밀도가 향상된 로봇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마코 로봇은 수술 전부터 종료까지 수술이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파트너다. 최적의 수술 계획을 세우고 의사가 수술할 때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환자 특성 맞춤형 수술계획 수립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어떤 과정을 거치나.
 
송문복 의료원장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무릎관절에서 손상된 부분을 깎아내고 그 자리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치료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거쳐 수술 계획을 세우고 로봇 팔을 활용해 정교하게 손상된 뼈를 깎아낸 상태에서 인공관절을 넣는다.
 
-마코 로봇은 어떤 도움을 주나.
 
이경훈 과장(이하 이 과장) 정확한 수치를 제공함으로써 맞춤형 수술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된다. 수술 전 촬영한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자료를 마코 로봇 소프트웨어에 전송하면 환자의 신체 구조를 가상 3차원(3D) 영상으로 만들어낸다. 의사는 3D 영상 자료를 통해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과 환부 상태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로봇 시스템이 최적의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크기·각도를 계산해 제공해 준다.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춘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 데 유리하다.
 
-수술이 시작된 후에는 어떤 역할을 하나.
 
안치훈 과장(이하 안 과장) 수술이 시작되면 의료진은 수술할 환자의 실제 무릎의 위치와 특징을 반영한 무릎 값을 마코 로봇에 입력해 신체 구조를 등록한다. 이 과정에서 사전 계획 단계에 설정돼 있던 3D 영상과 수술실에 있는 환자의 실제 신체 구조가 연결된다. 그러면 집도 의사는 실제 무릎관절의 특성이나 인대 균형, 손상 정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해 수술 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정확한 다리 축 정렬을 위해 뼈에 구멍을 내고 기준이 되는 가이드 기구를 고정해 진행했다. 마코 로봇은 이 과정을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므로 불필요한 출혈을 막아 감염이나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
 
인공관절 삽입 전 최종 단계는 뼈를 절삭하는 과정이다. 집도 의사가 의료용 절삭기가 장착된 로봇 팔을 잡고 절삭을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의사가 절삭 과정 전반을 통제하며 변수에 대처할 수 있다. 이때 마코 로봇은 집도 의사가 좀 더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절삭 범위를 안내하는 기능을 갖췄다. 송 의료원장은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조정해야 오작동 위험성이 적다”며 “마코 로봇은 접촉 경계면인 ‘햅틱 존’을 만들어 정교하게 절삭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햅틱 존이란 게 뭔가.
 
이 과장 마코 로봇은 제거할 뼈의 범위를 모니터에 녹색으로 표시해 보여준다. 뼈를 깎아낼 땐 로봇 팔에 달린 절삭기가 움직이는 각도나 방향이 모니터에 뜬다. 절삭을 어디까지, 어느 깊이까지 진행했으며 어떤 각도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때 마코 로봇은 계획된 절삭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일종의 안전 구역인 햅틱 존을 형성해 준다. 해당 구역을 0.5㎜라도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움직임을 제어해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절삭 과정이 정교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안 과장 기본적으로 집도 의사가 모니터를 보면서 절삭을 진행하는데 햅틱 존 시스템이 한 번 더 잡아주니 좀 더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계획된 부위의 뼈만 정확하게 절삭하면 주변 조직이나 근육, 혈관, 인대, 신경 등의 손상을 막고 출혈을 줄일 수 있다.
 
다른 조직 손상 방지, 출혈 감소
 
손상된 뼈를 제거하고 나면 의사는 계획과 동일한 인공관절을 삽입해 고정한다. 마코 로봇을 통해 인공관절이 삽입된 환자의 무릎 운동 범위와 관절의 움직임을 확인하면 마무리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하게 이뤄질수록 환자 만족도가 커진다. 송 의료원장은 “마코 로봇으로 수술한 환자는 손상 정도가 작아 출혈량이 적고 통증·부종이 덜한 편”이라며 “수술 후 재활하는 데 도움이 돼 초기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 정형외과학회지(2018)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코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 수술 환자보다 하체 기능을 회복하기까지의 시간이 11시간 짧았다.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 기간도 하루 이상(28시간) 단축됐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의료진이 짚어준 로봇 수술 체크포인트
 


1 수술은 누가 받으면 좋은가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에 변형이 있어 보존적 치료를 해도 불편감이 조절되지 않는 사람은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마코 로봇 수술은 손상 정도가 덜해 뼈가 약한 사람이 받으면 유리하다. 특히 변형 상태가 심할수록 로봇 수술 만족도가 높다.

2 얼마나 안전하게 수술하나
마코 로봇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인천힘찬종합병원 등 다수 의료기관에서 활용한다. 마코 로봇 수술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적으로 45만 건 이상 시행됐다. 의료진의 경험과 로봇의 정확한 계측이 합쳐져 수술의 완성도를 높인다.
 
3 수술 후 재활은 전문적인가
마코 로봇 수술은 출혈과 손상 정도가 작아 통증·부종·멍이 덜해 재활 속도가 빠른 편이다. 재활이 잘 될수록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다양한 관절 수술을 경험한 의사·간호사·재활팀을 갖추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병원이라면 더 좋다.
 
4 수술받은 사람이 추천하는 곳인가
로봇 수술은 수술 경험이 많고 연구 분야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의료진이 담당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의 경우 수술 후 만족도가 높은 환자들의 추천으로 지역민은 물론이고 강원·충청·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고 있다.\
관련 기사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