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생리 과다, 생리통 심하면 자궁선근종 의심을”

송근아 원장 2020.07.03 14:28

[전문의 칼럼]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원장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임신하지도 않았는데 자궁이 커지는 질환이 있다. 바로 자궁선근증이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근육층에 비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자궁내막 조직으로 인해 자궁이 커지는 증상을 보인다.

자궁은 내부가 비어 있는 내막강과 두꺼운 근육으로 돼 있다. 그런데 자궁내막강 내부의 벽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벽 안쪽 즉, 근육층에 파고들어 자라면 자궁선근증 발병과 함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자궁선근종은 자궁근종처럼 국소적인 혹을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미완성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흔하지만 유병률이 정확하지 않고, 발병 원인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증상은 빈혈을 동반하는 생리 과다와 생리통이다. 지속적인 골반통도 주요 증상이다. 특히 40~50대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두드러진 증상이 없기도 하지만, 가임기 여성에게 난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내진 시 자궁이 커져 있거나, 질 초음파 또는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잠정적으로 자궁선근증이 진단된다. 자궁선근종의 외과적인 치료방법은 전자궁절제술, 아전자궁절제술, 질식자궁절제술이 있다. 내과적 치료에는 프로게스테론, 성선호르몬 분비자극 호르몬 유사체가 사용된다. 피임용으로도 사용되는 프로게스테론을 함유한 자궁 내 장치도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법인 하이푸를 많이 선택한다. 이는 높은 초음파 에너지를 필요 부위에 집중해 소작(파괴)하는 것으로, 치료 부위가 초점이 모아진 부위에 한하며 전체가 치료될 때까지 소작 치료를 반복 진행한다.

자궁을 보존하고 병변만 치료하는 비침습 치료법이다. 하지만 자궁근종과는 달리 조직의 경계가 모호한 자궁선근증은 개인 차가 크며 치료가 까다롭다. 시술 시간은 병변의 크기·특징·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치료 후에는 소작된 병변이 몇 달에 걸쳐 서서히 배출된다. 환자는 치료 직후 진정 상태에서 회복될 때까지 안정을 취한 후 귀가할 수 있으며, 시술 다음 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하이푸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시술로 파괴된 세포가 혈액을 탁하게 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좌욕·반신욕·하복부 마사지 등으로 혈액순환을 돕도록 한다. 숙면, 유산소 운동도 도움된다. 자궁선근증은 전문 의학 서적에서도 ‘정의하기 어렵고 수수께끼 같은 질환’이라고 표현한다. 또, 환자의 나이, 임신 유지 여부, 자궁 유지 의사 등에 따라 치료의 방향이 달라지므로 경험 많은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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