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장 손상, 구토, 설사…이게 다 영양제 때문?

박정렬 기자 2020.04.29 09:46

영양제 선택 가이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면서, 간편하면서도 든든하게 내 몸을 챙길 수 있는 각종 영양제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영양제도 내게 맞지 않으면 독이 된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에게 영양제 복용시 주의점을 들었다. 

-영양제가 중요한 이유는.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비타민은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수십 종류의 미네랄은 비록 미량이지만 생명활동에 필수적이다. 이들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거나 신체를 구성하는 주역은 아니지만, 수백만 가지의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숨은 실력자다. 단,  사람마다 필요한 영양소가 다른 만큼  생활 패턴을 살핀 뒤 선택해야 건강한 삶을 지탱해줄 나만의 '효자 영양제'를 찾을 수 있다. 

-영양제에는 어떤 성분이 담겼나.
영양제의 성분은 크게 비타민과 미네랄로 나뉜다. 비타민은 정상적인 발육과 영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는 유기 화합물로 대부분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다. 많이 먹더라도 비타민 섭취가 부족하면 체내 영양소 대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건강 이상이 발생한다. 자동차에 연료가 가득하더라도 윤활유 없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무기질 영양소로 칼슘, 철, 인, 구리, 아연 등이 있다. 미네랄은 인체 구성의 약 4%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체내에 흡수되면 인체 내 모든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영양제는 한 가지 성분으로 만든 단일제제와 두 가지 이상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제, 비타민과 미네랄이 골고루 포함된 종합 영양제로 구분할 수 있다. 평소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지만 특정 성분을 좀 더 섭취하고 싶다면 단일제제나 적당한 복합제제를,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다면 종합 영양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특별히 필요한 영양 성분도 있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큰 폐경기 여성은 칼슘과 비타민 D 복합제제를, 술이나 담배를 즐기는 중년 남성은 비타민 B와 C 복합제제를 섭취하면 좋다.


 

-언제 먹는 게 가장 좋을까.
지용성인 비타민 A·D·E·K는 공복에 먹으면 흡수율이 낮아지므로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수용성인 비타민 B와 C는 식사 직후 복용하면 음식물과 함께 섭취한 영양소의 대사가 원활해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비타민을 따로 복용하는 게 번거롭다면 식사 직후에 모든 비타민을 함께 복용한다. 단, 미네랄제인 철분제는 공복에 먹어야 흡수율이 가장 높은데, 위장장애가 있을 경우 식사 직후에 복용한다.

-섭취법은.
음식에 궁합이 있듯이 영양제도 그러하다. 비타민 C는 비타민 E가 몸속에 빨리 흡수되도록 돕고 항산화 효과를 높여준다. 칼슘은 체내 흡수가 잘 안 되는 미네랄인데 비타민D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월등히 높아진다. 반면 철분과 칼슘은 서로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라면 흡수에 신경을 써야하므로 1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종합 영양제를 복용한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영양제 섭취가 불러올 수 있는 문제점은 없나.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영양제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우리 몸의 각종 물질들을 대사하고 배출하는 기관인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평소 간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경우 영양제 섭취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비타민의 경우, 수용성 비타민은 과다하게 섭취하더라도 소변 등을 통해 쉽게 배출되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될 수 있으므로 비타민의 성질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해주는 것이 좋다. 미네랄 중에서 마그네슘과 철분은 과다 섭취할 경우 구토나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칼슘의 과다 섭취는 신장 기능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국영양학회에서 각 영양성분마다 지정한 상한섭취량을 참고한다면 과다복용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양제를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양 상태는 대부분 양호한 편이기 때문에, 미네랄이나 비타민 결핍이 나타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따라서 무조건 다양한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 보다는 영양제의 특성을 알고 그에 맞춰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영양제를 한꺼번에 오랜 기간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뒤 자신의 몸에 맞는 영양제를 골라 먹는 것이 안전하다. 남들이 먹고 있거나 최근에 유행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복용하는 것 보다는 해당 영양성분이 내 몸에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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