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치료 전, 아스피린 복용 중단할까 말까

김선영 기자 2020.04.29 09:47

항혈전제 복용자의 치과 치료 주의사항

60대 남성 J씨는 최근 치과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권고 받았다. 그런데 현재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라 걱정이 많다. 시술 중 출혈이 걱정돼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할지, 계속 복용해도 될지 고민스러워서다. 

항혈전제는 피를 맑게 해주는 약이다. 혈관에 혈전이 생겨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항혈전제에는 항혈소판제(아스피린 등)와 항응고제(와파린 등)가 있다. 주로  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흉부외과에서 처방을 받아 복용한다.

항혈전제 복용자 중 치과 치료를 받기 전 출혈 위험을 걱정해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박관수 교수는 “임의로 항혈전제 복용을 중단하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 권고 없이 약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환자 상태와 치과 치료의 종류, 방법 등을 살펴 약 중단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우선  치과 치료 후 출혈량이 어느 정도 될지, 얼마나 깊은 부위까지 치료가 이뤄질지  확인해야 한다.

뼈를  직접 건드리지  않는 스케일링이나 치근활택술(잇몸 속에 기구를 넣어 치아의 뿌리 표면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 근관치료(신경치료), 크라운(충치를 제거하고 이를 덮어씌우는 치료) 등은 치과에서 가장 흔하게 하는 치료로 시술 후 출혈 가능성이 많지 않다.

임플란트  중에서도 뼈를  삭제하지 않는 일반적인 발치나 뼈가 안정적인 부위에 시술하는  임플란트는 치료 직후 피가 많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교적 쉽게  지혈이 가능한  치료다. 반면에 잇몸을 넓게 절개해서 뼈를 갈아낸 후 발치를 하거나 깊은 곳까지 뼈 이식을 동반한 임플란트 수술은 수술 후 출혈이 지속될 수 있다.

항혈전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치과 치료 전후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치과의사 진찰을 통해 예상되는 출혈량, 출혈이 일어나는 깊이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항혈전제를 처방하는 주치의에게 본인의 상태에 따른 약물 중단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약물 중단으로 인한 위험성과 치과 수술 후의 출혈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치료 전 항혈전제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 후 지혈이 잘 되도록 치과의사의 권고 사항을 적극적으로 따른다.
▶항혈전제 복용을 중단하고 치과 치료를 받은 경우 치료 후 출혈 여부를 확인한 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항혈전제 복용을 다시 시작한다.

이 같은 주의사항을 지키면 출혈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일은 드물다.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면서 간질환, 신장질환을 동반하는 경우 지혈이나 감염에 더욱 취약하므로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의사항을 잘 지키면서 치료받았는데도 수술 부위에서 출혈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박관수  교수는 “수술 후 지혈에 문제가 예상될 경우 입원 수술이 가능하고 언제든 신속히 대응 가능한 응급 의료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 치료를 받으면 안심할 수 있다”며 “항혈전제 복용 중 치과 수술을 받고 출혈이 지속될 때는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의료진의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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