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지 않아도 양질의 희귀질환 치료·관리 서비스 받을 수 있어요”

김선영 기자 2020.03.18 14:22

인하대병원 이지은(소아청소년과) 희귀질환센터장 일문일답

인하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된 진료팀을 꾸렸다. 왼쪽부터 문연숙(유전자진단지원팀장·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최선영 간호사, 이지은(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 조정임 간호사, 권대규(부센터장·정형외과) 교수. [사진 인하대병원]

희귀질환은 진단·치료·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질환에 대한 사회 인식마저 낮아 환자·보호자가 극복 의지를 다지기 힘들다. 인하대병원은 권역 내 희귀질환자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한다.

인하대병원은 2019년 2월부터 ‘희귀질환 경기 서북부권 거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권역을 책임지는 센터로 선정된 뒤 약 2년의 사업수행 기간 중 절반가량이 지났다.

인하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경기 서북부권 내 희귀질환 진료·관리·지원 체계의 중심축이다. 희귀질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희귀질환자가 거주지역 인근에서 질환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권역 내 각급 보건의료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쓴다.

특히 진료과별 유전 질환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한 진료팀을 꾸렸다. 여기에 최신검사기술 기반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유전 질환에 대한 상담과 진료를 돕는다.

2019년 한 해 동안 센터를 방문한 인원은 5350명이다. 2018년 1572명에서 약 3.4배 증가했다. 진단 소요 기간도 두 배 이상 빨라졌다. 평균 진단 소요 기간이 2018년 5.4개월에서 2019년 2.3개월로 단축됐다. 이 같은 성과는 병원 내 정밀의학센터가 유전자 진단 검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권역 내 다양한 희귀질환 진단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다음은 센터 운영 1년을 맞아 인하대병원 이지은(소아청소년과) 희귀질환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인하대병원 이지은(소아청소년과) 희귀질환센터장. [사진 인하대병원]

 
Q. 인하대병원 희귀질환센터의 설립 과정이 궁금하다.

인하대병원은 지역 내 희귀질환자들을 위해 2016년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지원사업’ 진단의뢰기관으로 활동했다. 2017년 차세대염기서열 분석기반 유전자패널 검사 병원 선정 및 희귀유전질환센터 개소와 더불어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15분 진료’ 심층 진찰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2018년 극희귀질환 진단 요양기관으로 지정됐고 정부가 권역별 거점센터 중심의 희귀질환 지원 사업을 확대하면서 2019년 2월부터 질병관리본부 지정 ‘희귀질환 경기 서북부권 거점센터’ 역할을 하게 됐다.
 

Q. 센터의 주 역할은 뭔가.

희귀질환은 발병 인구 2만 명 이하이거나 그 수가 적어 유병 인구 파악이 어려운 질환을 말한다. 질환의 특성 탓에 진단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다. 진단 이후 치료·관리가 쉽지 않고 국내에 희귀질환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적인 문제도 오랫동안 지적됐다. 인하대병원 희귀질환 경기 서북부권 거점센터는 희귀질환자들의 진단 방랑을 막고 권역 내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화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조기 진단을 기반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역 단위의 전문 의료기관 역할 ▶희귀질환 진단, 관리 연계를 위한 권역 간 네트워크 연결고리 및 권역 내 네트워크 중심축 역할 ▶환자와 가족의 질환 관리를 위한 전문 상담과 교육 기능 강화 ▶희귀질환 관련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권역 차원의 사회적 마케팅 전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Q. 경기 서북부권 거점센터로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나.

국내에 희귀질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대형 의료기관이 서울 지역에 집중돼 있어 희귀질환 진단·치료의 서울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 시민을 비롯한 경기 서북부권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지속적인 질환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센터는 경기 서북부 권역 내 희귀질환 진료와 관리, 지원 체계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이는 권역 내 희귀질환과 관련한 의료 역량의 상향 평준화를 견인하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 ‘윈-윈’하는 권역 내 각급 의료기관 진료 협력 체계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운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센터 출범 1년째다. 뚜렷한 성과가 있다면.

그 동안 희귀질환자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그 결과 2019년 한해 거점센터를 방문한 희귀질환자 수가 2018년 대비 두 배 증가했고 진단까지 소요 기간도 2018년 대비 약 3개월 정도 단축됐다. 인하대병원 내 정밀의학센터가 유전자 진단 검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권역 내 다양한 희귀질환 진단이 가능해졌다.

또한 연 20회 이상 전문가 콘퍼런스를 열고 권역 내 교육기관 연계 사업의 하나로 일선 초·중·고교 보건교사 대상의 교육 강좌를 시행하는 등 희귀질환 홍보와 전문인력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9년 하반기 심포지엄에서 환자와 지역 언론인, 지역 의사회, 지역 보건기관, 공무원 등이 모여 희귀질환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심도 높은 토론이 이뤄진 것은 큰 성과라고 본다.

이 밖에도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의 힐링을 위해 희귀질환 극복 일일 캠프를 수차례 진행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캠프에는 권역 내 미래 전문가인 ‘대학생 희귀질환 극복 서포터즈’가 함께 참여했던 점 역시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어낸 성과로 꼽는다.
 

Q. 센터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뭔가.

권역 내 희귀질환자에게 양질의 포괄적인 보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권역 내 각급 보건의료기관과 활성화된 희귀질환 네트워크를 구축해 진단과 치료, 관리, 지원 체계의 상향 평준화를 이루겠다. 또한 희귀질환 진단과 관리 연계를 위한 중앙센터 및 권역 간 네트워크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