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연시는 간 건강에 특히나 신경이 쓰이는 때입니다. 술자리를 무조건 피하기도 쉽지 않아서 간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약을 찾아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약은 어떻게 간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간을 보호하는 습관과 간 기능 개선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알코올은 간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술을 마시면 간에서는 알코올을 대사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간 독성 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킵니다.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가벼운 지방간에서 시작해 간염?간경변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간은 절반 이상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 불립니다.
간은 해독작용을 비롯해 500가지가 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장기입니다. 그만큼 간 건강을 돕는 제품의 성분과 효능이 다양합니다. 제품 구매 시에는 간의 해독 작용과 각종 대사 같은 주요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성분인지 따져보는 게 좋습니다, 그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 받아온 제품인지도 봐야합니다.

유입된 독소물질 배출 촉진
간의 기능 개선을 돕는 가장 대표적인 성분은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Ursodeoxycholic acid)입니다. UDCA는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하는 물질입니다. 담즙산이 장과 간을 거쳐 순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그 비율이 총 담즙산의 약 3%밖에 되지 않습니다. 외부로부터 꾸준히 섭취하면 체내 UDCA의 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간 기능 개선제인 우루사(대웅)의 주성분입니다. 그간 여러 연구에서 입증된 바에 따르면 UDCA는 3가지 원리로 간 건강을 돕습니다. 첫째, 간에 축적된 노폐물의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체내로 유입된 독소물질은 간에서 대사를 거쳐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기 쉬운 형태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 담즙인데 UDCA는 담즙의 구성물질입니다. 담즙 생성을 촉진해 노폐물 배출을 돕는 일종의 해독작용을 합니다.
둘째,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세포 손상을 개선합니다. UDCA는 항산화 작용을 하면서 음주로 인해 체내에 생긴 유해한 에탄올과 대사체인 아세트알데히드로부터 간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셋째, 간의 지질 이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알코올·식품 섭취 시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유입되는걸 억제하고, 담즙산의 합성을 증가시켜 콜레스테롤을 원활히 배출해 총 콜레스테롤 감소에 영향을 미칩니다.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밀크씨슬은 실리마린(Silymarin) 성분입니다. 실리마린은 생약 추출물로 간세포 파괴를 막는데 보조적인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리마린은 항산화 효과와 간의 세포막 안정화, 간세포의 재생을 돕기도 합니다. 다만 식물로부터 직접 추출되는 생약 추출물이라는 점에서 원료의 품질과 제조 관리, 공정 과정 등을 더욱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리마린은 체내 위장관에서 흡수되는 양이 약 20~50% 정도로 생체이용률이 낮은 편입니다. 또 소화기계가 약하면 밀크씨슬 추출물이 소화기계 불편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안전성 평가나 제조기준, 명확한 복용기준이 없습니다.

고단백 안주 챙기고 폭탄주는 삼가야
간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올바른 생활습관입니다. 간 건강 개선제는 보조적인 역할이므로 약에만 의지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하게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면 몇 가지를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국민건강지침이 정한 ‘덜 위험한 음주량’ 이내로 마시는 게 좋습니다. 하루에 막걸리 2홉(360cc), 소주 2잔(100cc), 맥주 3컵(600㏄), 포도주 2잔(240㏄), 양주 2잔(60㏄)입니다. 이보다 더 마시면 과음에 해당합니다.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간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간이 많이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양의 음주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알코올을 해독하는 효소가 적고 체지방 비율이 높으며 체내 수분이 적습니다. 남성보다 적은 음주량으로도 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는 식사를 꼭 하세요. 공복 상태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음주량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걸 막기 위해 음주 중 물은 충분히 마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술을 마실 때 안주는 고단백질 음식이 좋습니다. 질 좋은 단백질은 간세포 재생을 촉진하며 알코올 분해 능력을 활성화합니다. 조개류, 생선구이, 회, 샐러드, 두부 등을 선택하세요.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삼킬 때 거부감이 덜해 빠른 속도로 많이 마시게 되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술로 인해 손상된 간이 회복하려면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양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음주에 의한 간 손상 위험이 증가합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씩 마시는 사람도 간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비만을 비롯한 당뇨병?고지혈증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 이상입니다. 과체중?비만으로 지방간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저염식?저지방?고단백 식사를 하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