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절제술 후 식이요법 안 지키면 저혈당 옵니다

김선영 기자 2018.12.10 18:24

'덤핑 증후군' 바로 알기

수술 성공률만큼이나 수술 후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수술 후유증이 남으면 제2의 고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자체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위를 절제한 환자가 겪을 수 있는 ‘덤핑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덤핑증후군의 원인과 극복법을 정리했다.

위암 수술 환자의 최대 고민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다. 위를 잘라냈기 때문에 음식물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 ‘먹는 게 고역’이라 피하다 보면 체중이 급격히 빠지기 일쑤다. 정상적인 위·십이지장 사이에는 유문이라는 괄약근이 있다. 유문은 몸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천천히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위암이나 악성 위궤양으로 위를 전체 또는 부분 절제하면 유문도 함께 잘려나간다는 점이다. 조절 기능을 상실해 음식물이 소장으로 급격히 이동한다. 이때 ‘덤핑증후군(Dumping syndrome)’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덤핑은 ‘한꺼번에 쏟아버리다’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다량의 음식물이 소장으로 급격히 쏟아지면서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약 10%가 덤핑증후군을 심하게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덤핑증후군은 초기(식후 30분~1시간)와 후기(식후 90분~3시간)로 구분한다. 나타나는 증상과 원인이 다르다. 초기 덤핑증후군은 먹는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삼투압이 높은 달고 짠 음식을 먹었을 때 흔히 나타난다. 유문이 없기 때문에 입에서라도 음식물을 최대한 꼭꼭 씹어 잘게 부순 후 천천히 삼켜야 한다. 그러나 속도 조절에 실패하면 음식물이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삼투압이 큰 음식물을 희석시키기 위해 소장으로 체내 수분이 몰린다. 이때 소장이 팽창하면서 복부팽만감과 쥐어짜는 듯한 복통, 식은땀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팽창한 소장이 심장에 부담을 줘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는 환자도 있다.

7~8회 나눠 25~30회씩 씹어 먹어야
후기 덤핑증후군은 저혈당 증세를 일으킬 수 있어 더 위험하다.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유입되면 혈당 수치가 급격히 올라간다. 그러면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환자는 위를 절제했기 때문에 많이 먹지 못한다. 식사가 금방 끝나다 보니 혈당이 도리어 빠르게 떨어지면서 저혈당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덤핑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식이요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저장 공간이 적은 만큼 음식물을 7~8회에 나눠 25~30회씩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수술 후 한 달 이내에는 주로 죽을 먹고 그 뒤엔 진 쌀밥, 쌀밥 순서로 먹으면서 적응력을 높여 나간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이 들어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대신 과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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