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배뇨 장애 동반하기도
골반장기탈출증이 발생하면 밑이 묵직하고 빠지는 기분이 들거나 실제 달걀 모양처럼 장기가 빠져 나오기도 한다. 걸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고,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봐도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배뇨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골반 통증도 흔한 증상이다.
로봇수술 도입돼 환자 부담 낮아져
골반장기탈출증의 치료는 질 입구로 장기가 얼마만큼 빠졌느냐에 따라 갈린다. 초기에는 골반 근육 강화 운동 등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만일 2기 이상 진행됐다면 반복적으로 장기가 탈출하며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수술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종전에는 개복 수술이나 질식수술, 혹은 복강경을 활용한 수술을 많이 했다. 수술 시간이 3시간 이상 걸려 체력이 약하거나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의 환자는 부담이 컸다. 실제 80세 이상은 수술보다 ‘페사리’라고 불리는 실리콘 링을 질 안에 삽입해 고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페사리는 소독하기 어려워 만성적 염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골반장기탈출증에 로봇수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교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해 조직 손상 및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 여러 부위를 봉합해야 하는 고난도 골반장기탈출증에 효율성이 높다. 신정호 교수는 "수술 시간이 짧고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 수술로 인한 근력 저하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며 "골반장기탈출증 수술을 시행하면 일반 수술보다 회복이 빠르고 재발률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관리하려면 복압을 증가시키는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만성적인 변비와 복부비만, 반복적으로 무거운 짐을 드는 행위 등은 골반장기탈출증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식습관 관리 등을 통해 배변 활동을 개선해야 한다. 요도괄약근 주위를 조이는 '케겔운동/으로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대구로병원 신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을 수술로 치료한 환자의 3분의 1은 재수술을 받을 정도로 재발률이 높다"며 "치료 후에도 평상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