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유발 물질 관련된 유전자변이 찾았다

윤혜연 기자 2018.04.13 16:45

rs71625199 변이 있으면 집먼지진드기 등 반응 위험 커

인체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필라그린 단백질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면 아토피 피부염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연구진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환경 물질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밝혀냈다. 이는 아토피 및 알레르기 반응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단일염기변이)를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다.

 

사진 왼쪽부터 김용구·김명신·박영민 교수

연구는 이 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진단검사의학과 김용구·김명신, 피부과 박영민 교수팀(사진)이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환경·유전적 요인으로 생기는 난치성 아토피 질환을 진단·치료하는 데 중요한 유전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인체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필라그린(filaggrin) 단백질의 유전 정보에 집중했다. 필라그린 유전자의 기능이 상실되는 변이가 일어나면 이 단백질의 발현이 줄어든다. 그러면 환경 속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피부에 더 잘 침투하고 수분 손실이 커진다. 이런 이유로 필라그린의 기능 상실 변이가 알레르기 반응과 아토피,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필라그린 유전자의 변이가 어떤 아토피 증상 혹은 알레르기 감작(알레르기 반응의 전단계)과 관계가 있는지 살펴봤다. 우선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했던 아토피 환자 81명의 혈액 속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73개의 단일염기변이(SNV, Single Nucleotide Variant)와 4개의 기능상실 변이가 관찰됐다. 단일염기서열변이는 염색체의 30억 개 염기서열 중에서 개인 편차를 나타내는 한 개 혹은 수십 개의 염기변이를 말한다. 단 하나의 염기만 변화해도 특정 질병이 발생할 수 있어 유전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실험 결과 아토피 및 알레르기 증상과 연관된 유전 변이를 찾았다. rs71626704 변이가 있을 땐 천식이 나타날 확률이 높았고, rs76413899 변이가 나타나면 아토피 증상의 하나인 구순염(입술 염증)을 동반할 확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특정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도 테스트 했다. 총 63명의 환자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고, 이 중 약 60%는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특정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있는지 등도 분석했다. rs71625199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는 환경 알레르겐에 반응할 위험이 컸다. 환경 알레르겐은 집먼지진드기와 고양이·개의 비듬, 바퀴벌레, 참나무 등을 포함한다. 개의 비듬에 대한 알레르기와 관련 있는 단일염기변이 8개도 발견했다.
 
김명신 유전진단검사센터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한 가지 유전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고 유전자와 환경 모두의 영향을 받는 질환”이라며 “개인마다 아토피를 일으키는 물질이 다르므로 이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찾아낸다면 환자 맞춤형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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