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없던 위암 재발 환자, 장기 생존 가능성 확인"

류장훈 기자 2017.02.06 11:06

강윤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강윤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는 희망으로 불린다. 치료 원리가 기존 항암제와 확연히 달라 부작용과 내성이 적고 효과는 커서다. ‘암 정복’에 대한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그 잠재력을 현실로 바꾸면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악성 흑색종, 비소세포폐암에 이어 위암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세계 최초로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면역항암제(옵디보) 3상 임상시험 결과다. 이번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달 열린 2017 미국임상암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에서 발표한 서울아산병원 강윤구(종양내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이번 임상 결과를 두고 “희소식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어떤 것이었나.


“위암은 진단 당시 전이돼 있거나 재발한 경우 완치가 안 되고 치료 성적도 좋지 않다. 1, 2차 치료법은 확립돼 있는데 이마저도 실패한 경우에는 표준치료법이 없다. 이 상황에서 면역항암제 ‘옵디보’가 기존 표준치료제에 반응이 없거나 암이 진행된 진행성 혹은 재발성 위암 환자에게 효과와 안전성이 있는지 비교한 국제 임상시험(한국·일본·대만)이다.”

 

-결과는 어땠나.


“전체 생존기간(중간값)이 옵디보 투여군은 5.32개월, 위약군은 4.14개월이었다. 치료 시작 후 종양이 진행되기까지의 기간(무진행 생존기간)을 비교하면 옵디보군이 1.6개월, 위약군이 1.45개월이었다.”

 

-수치 이면에 담긴 의미가 있을 텐데.


“중요한 부분이다. 중앙값을 비교한 수치는 자칫 효과를 저평가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근데 이 결과는 큰 진전이다. 생존율을 비교한 그래프를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양군 간의 그래프가 벌어진다. 투여 후 1년이 지났을 때의 생존율은 위약군이 10.9%, 옵디보군이 26.6%로 약 2.5배 차이다. 20개월이 지났을 땐 위약군은 생존율이 바닥에 가깝지만 옵디보군은 15~20% 수준으로 꾸준히 이어진다. 그만큼 많은 환자가 장기간 생존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환자 비율은 위약군은 0%지만 옵디보군은 11.2%다. 의미를 약간 확대하자면 완치되는 환자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에 대한 청중의 반응은 어땠나.


“이전 항암제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연구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실히 입증해 위암 치료에 또 하나의 무기가 생겼다. 많은 임상연구자가 공감하고 희망을 갖게 됐다.”

 

-앞으로의 면역항암제 연구 전망은 어떤가.


“이번 결과가 희소식의 시작이라고 본다. 현재 다양한 면역항암제가 개발 중이다. 이런 약들과 서로 병용해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지금의 장기 생존율을 40~50%까지 높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쯤 이 약의 혜택을 볼 수 있을까.


“일본에서는 올해 안에 위암 치료제로 허가가 나고 내년 초 건강보험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안에는 허가가 나지 않을까. 이번에 면역항암제가 위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어느 때보다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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