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검사 ‘5분’이면 끝…기존 검사와 결과 차이 2%

김진구 기자 2016.12.21 11:26

기존 수면다원검사, 장치 부착하고 밤새 측정해야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검사법이다. 수면 중 뇌파, 혈중 산소량, 호흡, 심박수를 한 번에 측정해 다양한 수면 문제에 포괄적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많은 장비를 부착한 상태로 검사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하루를 자야 해 불편했다.

 

그러나 수면 전 단 5분만으로 수면의 질을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새로 개발돼 주목을 받는다.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박광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도언·이유진 교수팀이 개발한 이 검사법은 별도의 장비를 부작하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수면 직전 자율신경계 활동이 수면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가정했다. 수면 중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혈관이 이완된다. 그런데 수면 전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연구팀은 수면 전 자율신경계의 작용을 확인했다. A4용지 얇기의 필름타입 압전센서(생체신호 등을 계측하기 쉬운 전기신호로 변환)를 침대 매트리스에 설치한 후 60명의 실험자를 안정된 상태로 5분간 누워있게 했다.

 

이 센서로 심장박동, 호흡 등을 측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수면효율을 예측했다. 심폐신호는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이 방법의 예측치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된 수면효율의 오차는 단 2%였다.

피실험자가 압전센서를 이용해 수면효율을 측정하고 있다. 측정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이다. 사진 서울대병원

이번 연구에서 처음 시도된 이 검사법은 향후 수면모니터링과 치료에도 활발히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광석 교수는 “수면효율의 변화는 여러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면의 질 평가뿐 아니라 건강상태 평가 및 관리에도 이 연구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Chronobiology International’의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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