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성 괴롭히는 병 1위는 ‘○○낭종’

정심교 기자 2016.06.20 23:20

출산 경험 없는 20대 여성과 청소년까지…방치 시 대소변 장애 유발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김영아(41세.여)씨는 아랫배가 아프고, 배에 뭔가가 만져진다는 딸의 말을 그냥 흘러 들었다. 곧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방치했는데,  계속된 통증 호소로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난소낭종이라는 뜻밖의 진단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난소낭종은 난소에 발생하는 낭성 종양이다. 내부가 수액 성분으로 차 있는 물혹이다. 이 질환은 자궁근종과 함께 여성에게 흔히 발병한다. 과거엔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엔 출산 경험이 없는 20~30대 미혼여성과 청소년까지 발병 연령대가 넓어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난소종양(낭종),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경부염, 월경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은 10대 환자는 2005년 3만2727명으로 이후 매년 5~10%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6만 명의 10대 환자가 여성 생식기질환으로 산부인과 진료(외래·입원)를 받았다.

그 가운데 난소낭종은 10대 여성이 생식기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가장 큰 원인이었다. 2005년 586명에서 2014년 763명으로 37% 증가했다. 반면 동일기간 20대 여성의 난소낭종 입원치료 증가율은 약 5% 미만, 외래진료는 약 18% 늘어난 것에 그쳐 10대 여성이 20대 여성보다 7배 많이 늘었다. 서구식 식생활과 극심한 학업스트레스의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난소낭종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난소낭종이 커지면 콕콕 찌르는 듯한 아랫배 통증이나 압박감이 생긴다. 배에 혹이 만져지기도 하고, 악화되면 배가 터질 듯이 아프면서 대소변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진다. 또 방치할 때 난소낭종이 파열돼 복강 내 출혈이 생길 수 있다. 급성복통과 감염을 유발하기도 해 초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난소낭종의 치료는 환자의 연령,  폐경 여부, 혹 크기와 모양, 증상 등에 따라 정해진다. 치료에는 경과를 관찰하는 보존적 요법과 개복 및 복강경 등의 수술적 요법이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수개월 이내 낭종이 자연 소실되므로 경과를 관찰해 낭종이 소실되지 않으면 크기, 악성도, 여성암 과거력, 가족력을 고려해 수술치료를 진행한다.

최근 최소 침습적 치료방법으로 지름 2의 내시경을 이용해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간단히 시술할 수 있다. 직장인이나 학생이 이 치료법을 선호하는 배경이다.

조은여성의원(경기도 구리시 소재) 조영열 원장은 "난소낭종은 10대에게서도 많이 발생해 원인 모를 복통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통해 조기치료를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임기 여성의 임신·출산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정상 난소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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