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김영아(41세.여)씨는 아랫배가 아프고, 배에 뭔가가 만져진다는 딸의 말을 그냥 흘러 들었다. 곧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방치했는데, 계속된 통증 호소로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난소낭종이라는 뜻밖의 진단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난소낭종은 난소에 발생하는 낭성 종양이다. 내부가 수액 성분으로 차 있는 물혹이다. 이 질환은 자궁근종과 함께 여성에게 흔히 발병한다. 과거엔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요즘엔 출산 경험이 없는 20~30대 미혼여성과 청소년까지 발병 연령대가 넓어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난소종양(낭종),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경부염, 월경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은 10대 환자는 2005년 3만2727명으로 이후 매년 5~10%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6만 명의 10대 환자가 여성 생식기질환으로 산부인과 진료(외래·입원)를 받았다.
그 가운데 난소낭종은 10대 여성이 생식기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가장 큰 원인이었다. 2005년 586명에서 2014년 763명으로 37% 증가했다. 반면 동일기간 20대 여성의 난소낭종 입원치료 증가율은 약 5% 미만, 외래진료는 약 18% 늘어난 것에 그쳐 10대 여성이 20대 여성보다 7배 많이 늘었다. 서구식 식생활과 극심한 학업스트레스의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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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낭종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난소낭종이 커지면 콕콕 찌르는 듯한 아랫배 통증이나 압박감이 생긴다. 배에 혹이 만져지기도 하고, 악화되면 배가 터질 듯이 아프면서 대소변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진다. 또 방치할 때 난소낭종이 파열돼 복강 내 출혈이 생길 수 있다. 급성복통과 감염을 유발하기도 해 초기 발견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난소낭종의 치료는 환자의 연령, 폐경 여부, 혹 크기와 모양, 증상 등에 따라 정해진다. 치료에는 경과를 관찰하는 보존적 요법과 개복 및 복강경 등의 수술적 요법이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수개월 이내 낭종이 자연 소실되므로 경과를 관찰해 낭종이 소실되지 않으면 크기, 악성도, 여성암 과거력, 가족력을 고려해 수술치료를 진행한다.
최근 최소 침습적 치료방법으로 지름 2㎜의 내시경을 이용해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간단히 시술할 수 있다. 직장인이나 학생이 이 치료법을 선호하는 배경이다.
조은여성의원(경기도 구리시 소재) 조영열 원장은 "난소낭종은 10대에게서도 많이 발생해 원인 모를 복통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통해 조기치료를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임기 여성의 임신·출산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정상 난소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