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부작용 적고 효과 뛰어난 면역치료의 길 곧 열린다”

김선영 기자 2015.11.24 09:42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체내 면역세포 이용해 치료
임상 환자 50%에게 효과
몇 년 안에 신약 나올 것

두경부암의 항암치료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 표적치료와 함께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치료법’이 등장해서다. 암 분야 임상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대한두경부종양학회 법제이사·사진) 교수는 “표적항암제에 이어 면역항암제가 두경부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안 교수와 함께 두경부암 치료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두경부암은 눈을 제외한 뇌 아래에서부터 가슴 윗부분에까지 발생한 암을 말한다. 비교적 항암제에 반응이 좋은 종양으로 분류된다. 안 교수는 “항암치료는 주로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와 함께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국소 진행성 두경부암일 때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의 병행요법이 방사선 단독치료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수술이 불가하거나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도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그는 “다른 부위로 전이된 두경부암 환자는 생존기간이 6개월 정도로 길지 않다”며 “최근 면역치료 연구에서 새로운 치료 성적이 발표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두경부암에 사용되는 최신 항암요법은 표적치료다. 같은 암이라도 유전자 특성에 따라 약효가 입증된 약만 골라 사용한다. 암세포만 표적해 공격하는 게 특징이다. 기존 항암제의 탈모, 구토 같은 부작용을 크게 줄였다. 안 교수는 “최근에는 체내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치료가 주목받고 있다”며 “초기 임상에서 반응률이 20% 이상이다. 약 50%의 환자에게서 암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임상연구가 한창이다. 그는 “표준치료와 비교하는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환자에게 희망이 될 새로운 약제가 몇 년 안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두경부암의 주된 치료법은 수술과 방사선요법이다. 여기에 항암요법을 적절히 병행해 치료 성과를 높인다. 안 교수는 “두경부는 해부학적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다. 비강과 구강, 인두, 후두 같은 각각의 부위에 다양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두경부암은 먹고 숨쉬며 말하는 기능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부작용과 후유증을 치료·관리하는 것이 극복 과제다. 암의 발생 부위와 침범 정도, 전이 여부, 몸 상태를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안 교수는 “두경부암은 다른 암 치료보다 복잡하고 어렵다”며 “기능 보전과 미용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수술과 재건성형,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재활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치료의 성패를 가른다. 두경부암은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그는 “노년층은 목 주변의 물혹 같은 증상도 가볍게 넘기기 일쑤”라고 우려했다. 입안이 자주 헐거나 목의 통증 및 덩어리, 코막힘과 콧물 같은 증상이 계속되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 교수는 “병원에 처음 오는 두경부암 환자의 60% 이상이 3기 이상으로 진단받는다”며 “평소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면 증상이 의심될 때 곧 병원을 찾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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